기묘한 이야기 – 호킨스 연대기, 그 10년의 기록

평화로워 보이는 마을
미국 인디애나주의 평화로운 시골 마을 호킨스.
그 안에서는 정부 비밀 실험실이 존재하고 아이들이 실험체로 존재하고 있고 동네 아이가 사라지고 그 아래에 있는 세계에서 나타나는 괴물들까지 존재하는 이상한 마을이다. 이 기묘한 마을의 이야기가 그려진 지도 벌써 10년이 되었다. 그 지긋지긋했던 호킨스의 연대기를 정리해 본다.
Season 1. 실종인가, 납치인가 (The Vanishing)
동네 꼬마 윌 바이어스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경찰은 단순 실종이라며 헛다리를 짚고, 엄마 조이스는 미친 사람 취급을 받는다.
이때 머리를 빡빡 깎은 소녀 일레븐이 나타나면서 사건은 단순 유괴가 아님을 직감한다. 정부 산하 연구소 놈들이 초능력 실험을 하다가 뒤집힌 세계의 문을 열어버린 것.
얼굴이 꽃처럼 벌어지는 괴물 데모고르곤이 설치는데 괴물과의 대결은 동네 꼬마들 몫이며 어른들은 언제나 한발 늦거나 방해가 될 뿐이다.
Season 2. 숙주가 된 아이 (The Mind Flayer)
실종됐던 윌이 돌아왔지만 돌아온 게 아니다. 그의 몸속에 무언가가 들어앉았다. 이번엔 거대한 그림자 괴물 마인드 플레이어이다. 놈은 바이러스처럼 호킨스 지하로 퍼져나가고 연구소 사람들은 이번에도 통제 불능 상태다. 결국 초능력 소녀 일레븐이 사춘기 반항을 끝내고 돌아와 문을 닫는다. 이 과정에서 가장 괜찮았던 어른 밥 뉴비가 희생된다. 좋은 사람은 먼저 죽는다는…
Season 3. 자본주의와 괴물 (The Mall)
호킨스에도 대형 쇼핑몰 스타코트가 생겼다. 자본주의의 상징인 쇼핑몰 지하에 소련군이 기지를 차렸다. 미국 한복판에 소련군이라니, 이 나라의 보안 수준이 의심스럽다.
마인드 플레이어는 이번엔 사람과 쥐를 녹여서 거대한 육체 덩어리를 만든다. 아이들은 쇼핑몰에서 괴물과 싸우고 경찰서장 호퍼는 소련 놈들과 싸우다 장렬히 산화한 것처럼 보인다. 화려한 네온사인 뒤에 숨겨진 마을의 썩은 내는 여전하다.

Season 4. 과거의 망령, 베크나 (Vecna)
이제야 흑막의 정체가 밝혀진다. 단순한 짐승인 줄 알았던 괴물들 뒤에 지능을 가진 베크나가 있었다. 알고 보니 그는 일레븐의 선배이자 이 모든 사단의 원흉인 원… 헨리였다.
아이들은 뿔뿔이 흩어져 각자의 자리에서 싸운다. 소련 감옥 캘리포니아 그리고 호킨스 이번 시즌의 진정한 영웅은 기타 하나로 지옥을 콘서트장으로 만든 에디 먼슨이다.
결국 호킨스 땅이 쩍 갈라지며 마을 전체가 뒤집힌 세계와 연결된다.
Season 5. 최후의 전쟁 (The Rightside Up)
호킨스는 더 이상 우리가 알던 마을이 아니다. 대지진 이후 정부는 결국 호킨스 전체를 군사 격리 구역으로 선포했다. 마을 입구엔 철조망이 쳐졌고 군인들이 총을 들고 거리를 순찰한다.
이번엔 윌이 아니다. 마이크의 어린 동생 홀리 휠러가 사라졌다. 헨리는 4개의 문을 연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아이들을 납치해 자신의 요새로 끌어들인다. 이 와중에 군대는 여전히 정신 못 차리고 일레븐을 위협 요소로 간주해 잡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아이들은 지하 라디오 방송국을 아지트 삼아 암호를 주고받으며 반격을 준비한다. 일레븐은 더 강력해진 염력으로 윌은 베크나와 연결된 감각으로 그의 심장부로 들어간다.
그렇게 길고 길었던 전쟁은 아이들의 손끝에서 끝이 났다.
Mulder’s Log : 로그아웃 없는 악몽
1983년 윌 바이어스의 실종으로 시작된 이 지긋지긋한 사건은 10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서야 막을 내렸다. 결국 세상을 구한 건 초능력을 가진 소녀와 자전거를 탄 소년들이었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적은 강해지고 아이들의 트라우마는 깊어졌지만 결국 아이들이 해결했다. 모든 것이 끝난 뒤에도 그들은 예전과 다를 것 없는 일상 속으로 혹은 그런 척하며 돌아갔다.
기묘한 이야기. 처음엔 80년대 미국의 모습들과 생경한 소재들이 보는 재미를 주었다. 초능력 소녀, 뒤집힌 세계, 음모론, 무능한 어른, 그리고 뒤도 안 보고 달리는 아이들까지. 한눈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여느 장기 시즌 드라마처럼, 시즌이 거듭되면서 공간만 바꾼 같은 이야기가 반복되었다. 기다리고 기다렸지만, 막상 뚜껑을 열면 처음 느꼈던 그 기묘함은 줄어들고 있었다.
이제 다 커버린 아이들을 데리고 더 이상 이야기를 펼칠 수 없기에 마지막엔 그동안 고생한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헌사만 가득했다. 또 다른 시작을 알리고픈 새로운 멤버들이 등장하지만, 글쎄… 처음 봤던 그런 감흥은 이제 없을 듯하다.
📺 Series Info
타이틀: 기묘한 이야기 (Stranger Things)
제작: 넷플릭스 (Netflix)
장르: SF, 호러, 미스터리